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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여성] 여성의 서원과 깨달음을 통해 진리의 참모습 드러낸 경전   2004-08-20 (금) 05:28
불교여성개…   11,453

대승경전인 《승만경(勝壬經)》은 재가여성(在家女性)인 승만 부인이 부처님을 대신하여 여래장사상(如來藏思想)과 수행의 길을 사자후하는 경이다. 이 경전은 출가와 재가, 남성과 여성이라는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뛰어넘어 일승과 여래장을 바탕으로 하여, 부파불교(部派佛敎)의 출가중심주의와 형식주의에 정면으로 타격을 가하면서 재가중심의 수행, 즉 일상생활을 통한 수행과 현실 참여를 통한 대중 구제를 주제로 하고 있다.

이 경의 본래 명칭은 《승만사자후일승대방편방광경(勝壬獅子吼一乘大方便方廣經)》이다.
우선 경의 제목을 해석해보자. ‘사자후(獅子吼)’란 대중 앞에서 조금의 거리낌이나 두려움 없이 설하시는 세존의 설법을, 위엄 있고 우렁찬 목소리로 많은 동물을 굴복시키는 사자의 목소리에 비유한 것이다.

‘일승(一乘)’은 원래 삼승(三乘: 성문, 연각, 보살)에 대한 일불승(一佛乘)을 말한다. 하지만 이 경에서는 삼승에 다시 인승(人乘)과 천승(千乘)을 섭수하여 오승(五乘) 모두가 부처님이 설하신 진실의 가르침인 일불승의 법으로 환원되어야만 한다는 가르침을 일승이라 말하고 있다.
‘대방편(大方便)’은 불보살이 중생을 근기에 따라 가르쳐 인도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러 가지 편리한 방법을 뜻하며, 방정(方正)하고 광대(廣大)하다는 뜻을 가진 ‘방광(方廣)’은 진정한 대승의 가르침을 크고 넓게 설하신 것을 표현하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일승의 대방편을 널리 전개하기 위해 사자후한 법을 수록한 경이라는 의미다.

이 경의 산스크리트 원전은 산실되어 현존하지 않는다. 다만 《구경일승보성론(究竟一乘寶性論)》이나 《대승집보살학론(大勝集菩薩學論)》 등에 부분적으로 인용되어 있어서 그 내용을 알 수 있을 뿐이다.

한역본으로는 세 종류의 번역본이 있다. 첫 번째는 북량(北凉)의 담무참(曇無讖)이 번역(AD412~433)한 것으로 《승만경》 또는 《승만사자후일승대방편》이라고 하였지만, 산실되어 전해오지 않는다. 두번째는 유송(劉宋)의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가 436년에 번역한 《승만사자후일승대방편방광경》으로, 《고려대장경》(제6권), 《신수대장경》(제12권)에 수록되어 있다. 세번째는 당나라의 보리유지(菩提流支)가 번역(AD706~713)한 것으로, 《대보적경(大普積經)》 49회 중 제48회 <승만부인회(勝壬夫人會)>가 그것이다. 티베트어본도 전해오는데 《대보적경》 제48회 <승만부인회>의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일반적으로 한역본 《승만경》은 구나발타라본을 가리키며, 이 본은 현재 15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제1 여래진실의공덕장(如來眞實義功德章)은 이 경이 설해지기까지의 인연, 즉 승만 부인의 출생, 우칭왕과의 혼인, 부모의 친서를 받고 불교에 입신(入信)하게 된 동기 등으로 경의 서분에 해당한다.

제2 십수장(十受章)은 미래세에 보광여래가 될 것이라는 수기를 받고 열 가지 큰 서원을 발하는 내용이고, 제3 삼원장(三願章)은 다시 정법(正法)을 섭수하고 설하고 호지(護持)하겠다는 삼대 서원을 세우는 내용이며, 제4 섭수정법장(攝受正法章)은 이 경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긴 부분으로, 정법을 수호하는 일이 팔만 사천 가지의 공덕을 낸다는 내용이다.

제5 일승장(一乘章)은 일승의 실천에 대한 것으로서 정법을 수지하는 것이야말로 진실한 대승(大乘), 즉 일승을 수지하는 것이라는 내용이며, 제6 무변성제장(無邊聖諦章)은 사성제가 부처님 법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진리임을, 제7 여래장장(如來臧章)은 여래의 경계(境界)와 여래장(如來藏)을 설하고 있다.

제8 법신장(法身章)에서는 여래장은 숨어 있기에 밝히기 어려우며 법신은 드러나 있기에 설명하기가 쉽다고 설하고, 제9 공의은부진실장(空義隱覆眞實章)에서는 여래와 나머지 승(乘)들을 나누어서 지혜의 유무(有無)에 따라 공(空)에 의해 진실이 덮여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음을 공여래장(空如來藏)과 불공여래장(不空如來藏)으로 설명하고 있다.

제10 일제장(一諦章)은 사성제 가운데 고성제(苦聖諦)야말로 진실한 최후의 깨달음이라는 내용이며, 제11 일의장(一依章)은 멸성제(滅聖諦)만이 궁극적인 것이고 이것만이 진실한 의지처가 됨을, 제12 전도진실장(顚倒眞實章)은 범부의 잘못된 견해와 그 반대의 진실한 견해에 대해, 제13 자성청정장(自性淸淨章)은 여래장은 일체의 근원이며 자성청정심을 안에 비장(秘藏)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제14 진자장(眞子章)에서는 자성청정심에 관한 법이 어렵기 때문에 그 법을 이해하는 자를 진실한 제자로 인정하고 있고, 제15 승만장(勝壬章)은 호법(護法)에 관해서 밝히고, 승만 부인이 이 경을 유통하는 부분과 부처님께서 시방세계에 이 경을 유통하는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승만경》은 모두 1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승만 부인이 자신의 깨달음을 부처님께 여쭙고, 그에 대해 부처님께서 인가를 하시는 장면과, 승만 부인이 스스로 다짐하고 맹세하는 열 가지 서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열 가지 서원은 재가수행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고 지켜야 할 믿음의 지표를 보여주고 있으며, 더불어 《승만경》에서는 다른 경과는 달리 여성의 서원과 깨달음을 통해 진리의 참모습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계속)
 

여래진실의 공덕장(如來眞實義功德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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