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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가정] 사랑에서 결혼에 이르기까지 - 2. 이성교제   2004-08-16 (월)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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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아 한국가정생활개선진흥회 연구원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서도 자유롭게 교제하지 못했던 때가 실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요즘은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랑 같이 팔짱을 끼고 걷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너무나 흔한 광경이어서 우리는 무심코 그 옆을 스쳐 지나가지만, 이성교제는 20세기에 일어난 가장 흥미있는 현상 중 하나이다. 심지어 미국에서도 이성교제가 일반화된 것이 1차 세계대전 이후이며, 우리나라에서도 10대까지 이성교제가 확대된 것은 80년대 후반에서부터이다.

이성은 매력적이면서 우리에게 행복감을 전해주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하고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하는 위협적인 타자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성과 교제한다는 것은 이러한 타인에 대한 관계를 어떻게 규정지으며 그 관계를 얼마나 잘 만들어나가느냐 하는 인간적인 성장과 관련이 있다.

실제적으로 이성교제가 가지는 기능들은 다양하다. 우선 이성친구와의 교제는 동성친구에게서는 구할 수 없는 다양한 역할을 배우는 사회화의 기능을 수행한다. 뿐만 아니라 사춘기 이후 결혼에 이르기까지 이성교제를 통해서 이성에게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나아가 실질적인 배우자를 만날 수 있는 배우자 선택의 기능을 한다. 그리고 이성과의 사귐을 통해서 타인의 눈에 비춰지는 나는 어떠한가를 평가받음으로써 인격적인 성숙을 도모하기도 한다.

이성교제는 어떤 연령에 교제를 시작하느냐 혹은 어떠한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하느냐 그리고 개개인의 수많은 변인들에 의해 다른 양상이 나타나지만, 결혼을 전제로 교제가 이루어진다고 가정한다면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 맨 처음에는 자유교제(casual or random date)를 시작한다. 자유교제는 여러 사람과 자유롭게 교제하면서 일반적으로 상대방을 알고자하는 대화를 하는 탐색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만남의 빈도가 잦아지면서 가장 매력있는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단계를 계속적 교제(steady or serious date)라고 한다. 이 단계에서는 서로에 대한 책임감과 협조를 통해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낀다. 이후 만남이 지속되고 그 만남이 만족스럽게 이루어지면 구혼을 하여 결혼준비로 이어지는 결정적 교제(pinning date)로 이어지게 된다.

이성교제를 연구한 한 논문(이현송, 1997)을 보면 이성교제의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60년대에는 이성 교제기간이 3개월 미만이 35.4%, 4~12개월이 36.3%로 나타났으나 90년대에는 4~12개월이 39.0%, 3년 이상이 33.0%로 나타나고 있다. 이성과 만나게 되는 경로도 다양해져서 여러 모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경우, 개인적으로 소개받거나 그룹 미팅을 통해 연결되기도 하며 이러한 방법 이외에도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교제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성교제는 인간관계의 폭을 넓혀주고 인격존중과 상호배려를 깨닫게 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이성교제 상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데이트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성교제는 비록 결혼의 상태는 아니지만 부부관계와 유사한 감정의 교류와 서로에 대한 정서적 관여가 깊기 때문에 부부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유사한 갈등 상황들이 발생한다. 데이트 초기에는 하루에 전화를 몇 번했는지, 전화를 누가 먼저 했는지 혹은 상대방의 이성친구와의 관계 문제 등, 질투심이나 헌신도의 차이에서 많은 갈등들이 발생한다. 그러다가 결혼 약속 이후에는 결혼준비에 따른 혼수 및 예단 문제 또는 성역할 갈등이나 가치관의 차이에 따른 갈등이 발생하기 쉽다.

이러한 갈등이 종종 폭력으로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폭력의 유형으로는 신체적, 정서적 그리고 성적 폭력까지 나눌 수 있다. 이러한 폭력은 관계가 친밀할수록 발생빈도가 더 높아진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2001)에서는 심리적 폭력으로는 모욕적인 말이나 행동하기, 고함치거나 날카로운 소리지르기, 앙심품은 말하기, 외모에 대해 비난하기, 상대방을 때리려 하거나 물건 던지려 위협하기 등이 있었으며, 성적 폭력으로는 신체의 일부를 쳐다보기, 외설적 그림이나 글 보게 하기, 외모나 옷차림을 성적으로 평가하기, 음담패설하기, 껴안거나 키스하기, 성교강요하기 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폭력에 대한 해결책으로서는 양보, 대화로 해결하기나 참는다 등의 소극적 대답이 주변사람 도움을 요청하거나 상담하는 등의 적극적 대답에 비해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1999)에서는 욕을 하거나 모욕적인 언행, 짜증난 목소리로 말하기, 침묵으로 저항하기, 술 먹고 주정부리기 등의 심리적인 폭력과 팔을 비틀거나 꼬집기, 밀치기, 발로 차기, 뺨 때리기 등의 신체적 폭력이 다수를 차지했으며 이 조사에서도 역시 적극적인 대처보다는 문제삼지 않고 넘어가기나 참기 등의 소극적인 대처가 대다수로 나타났다.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학생의 40%가 신체적 폭력의 가해자이거나 피해자이며, 한국 성폭력 상담소에서는 강간 피해여성의 11%가 데이트 강간 피해자임을 밝히기도 하였다. 세태를 반영하듯 인터넷 상에서도 데이트 폭력에 대한 상담실을 운영하는 전문 사이트가 생겨나기도 하였다(www.happydate.net : 데이트 폭력 상담실).


<자료 1>
데이팅 강간을 경계한다.

이화여자대학교 교정에 데이팅 강간에 대한 대좌보가 붙었는데, 이 대좌보에서는 데이트 하는 사이에 이루어진 성관계가 강간이 아니라는 일반통념에 이의를 제시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대좌보는 가벼운 남자친구보다 오히려 오래 사귄 애인 사이에서 강간이 이루어지기 쉽다고 경종을 울린다. 남성은 오래 사귀었기 때문에 성관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여성의 경우 원하지 않더라도 오래 사귀고 믿어왔기 때문에 저항을 하지 못한다는 것. 결국 분명한 강간임에도 불구하고 친밀도가 높을수록 피해자가 강간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든 얘기다.

데이팅 강간이 일어나기 쉬운 상대는 첫째, 나이가 많은 남성, 둘째, 적극적으로 데이트를 주도하는 남성, 셋째 데이트 비용을 혼자 지불하는 남성, 넷째 차를 소유하고 교통수단을 제공하는 남성이다.
우리 사회와 같이 연령차별(ageism)이 영향력을 갖는 문화에서는 연장자가 능숙한 교섭력을 발휘, 관계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 용이하고, 남성의 차를 타고 움직이다가 여성이 곤경에 처하더라도 빠져나올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 제기 속에서 나온 유형인 셈이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과 관계되는 모든 것은 대가를 치르기 마련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남성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달가워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 데이팅 강간이 일어났을 때 피해자와 가해자가 모두 술에 취한 상태인 경우가 많은데, 남성의 경우 강간의 책임을 희석하는 방패가 되는 반면, 피해여성에게는 책임을 무겁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남자친구의 성적 요구 또한 데이팅강간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나를 사랑한다면 증거를 보이라’는 식으로 남성들이 종종 가하는 심리적 압력과 사회적 통념들이 여성의 자율적 결정을 훼손하는 경우도 넓은 의미의 데이팅 강간으로 볼 수 있다.

이 대좌보에서는 데이팅 강간이 결국 남녀간의 정확한 의사소통의 부재로 인한 것이며, 강간은 여성의 부주의함 때문이라거나 여성은 때로는 강간을 원한다는 잘못된 신화가 이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화일보, 1996. 10.18)



이러한 데이트 폭력과 갈등 상황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서 이성교제가 해소될 때에도 일정한 지침이 있다. 우선 파트너가 적합한가 아닌가에 관한 생각이 선행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적합성을 판단할 때에 잘생겼는가, 키가 큰 가 혹은 얼마나 좋은 학벌인가 등의 밖으로 보이는 조건들이 잣대가 된다면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게 된다. 파트너의 적합성을 알아볼 때에는 우선 그(그녀)에게 가까운 친구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진실된 친구를 갖고 있는 사람은 비교적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서 많은 좋은 점들을 가지고 있기 쉽다. 둘째, 서로를 친척이나 친구에게 소개시킨 적이 있는지를 살펴본다. 자신의 이성친구를 자기 친인척들에게 소개시켰다면 그만큼 그 관계에 대한 결심과 헌신이 있었다는 해석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사랑하는 관계가 끝나더라도 두 사람이 친구로 지낼 수 있는지를 생각해본다. 이것은 두사람의 관계가 너무나 열정적인 면에만 사로잡혀있었던 건 아닌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마지막으로 둘 사이에 금기시 되는 주제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금기되었던 주제가 있다면 두 사람 사이에 계속적인 갈등의 원천을 제공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의 두 사람 관계가 진실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가 되지 못했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이러한 모든 것에 파트너가 부적당하다고 생각된다면 이성교제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성교제를 해소할 때에는 먼저 스스로 이 관계를 끝맺는 것이 나 자신이 원하는 바라는 것을 결정하도록 한다. 스스로의 결심을 한 후에 두 번째 단계는 이 해소과정에서 상대방이 상처받을 것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도록 한다. 그냥 말없이 연락을 단절시키거나 관계를 회피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되지 못한다. 상대방에게 명확한 이유로 해서 관계를 지속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해야한다. 그런 후에는 관계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 만나지만 않고 문자 메세지를 주고받는다던가 이메일로의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리고 되도록 빨리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 관계가 비록 새로운 이성친구를 사귀는 것이 아니다 하더라도 본인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성교제에서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상대방의 사랑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다. 사랑의 언어라는 것은 개인이 사랑을 표현할 때 취하는 의사소통 방식인데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언어를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본다면 다음과 같다.


<자료 2>

스킨쉽 : 어떤 사람에겐 손으로 쓰다듬고 포옹하고 안아주는 스킨쉽이 사랑의 언어가 됩니다. 상대를 만져주거나 포옹하므로써 “당신은 혼자가 아니야” “당신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야” “미안해” “당신을 사랑해“라는 말을 전할 수 있습니다.


인정하는 말 : 어떤 사람에게는 미안하다, 괜찮아, 고마워, 잘했어, 사랑해 등과 같은 사과, 칭찬, 격려, 애정 등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사랑의 언어가 됩니다.

선물 : 어떤 사람에게는 선물이 중요한 사랑의 언어가 될 수 있습니다. 남편은 아내에게 값비싼 선물을 사주어야 사랑이 전달된다고 생각하지만 아내들은 선물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자상한 관심이 배어있는 선물을 큰 관심으로 여깁니다.

봉사 : 어떤 사람에겐 봉사의 손길이 사랑의 언어가 될 수 있습니다. 방 청소를 하거나 설거지를 대신 해주는 것, 무거운 물건을 나를 때 짐을 대신 들어주는 것과 같은 봉사의 손길이 사랑의 언어가 될 수 있습니다.

함께 하는 시간 : 어떤 사람에겐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사랑의 언어일 수 있습니다. 함께 외식을 하거나 영화구경을 하면서 상대방과 시간을 보낼 때 사랑을 받는다고 느낍니다. 물리적인 공간에 함께 있는 것 뿐 아니라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대화의 자리나 함께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하며 일을 할 때 사랑을 받는다고 느낍니다.


예를 들어 어떤 커플이 있는데 여자친구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남자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하면서 격려를 바랬는데 남자친구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 이때 여자친구는 심한 자존감에 상처를 받았고 이 커플은 결국 헤어지게 되었다. 즉, 여자친구의 사랑의 언어는 인정하는 말이었던 것이고, 남자친구의 사랑의 언어는 봉사였던 것이다. 그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지만, 사랑의 언어가 다름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문제점의 한 예이다. 나의 사랑의 언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상대방의 사랑의 언어를 이해한다면 이성교제에서 더욱 풍요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에서 결혼에 이르기까지 - 3. 배우자선택 
사랑에서 결혼에 이르기까지 - 1.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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