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여성개발원

정미숙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

3. 양성평등 관련 개념

1)생물학적 성(sex)

생물학적 의미의 성(sex)은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특성(염색체, 호르몬, 그 외 생리적 조건)과 관계되는 것으로 생물학적 성은 태어나는 순간 남자인지 여자인지 결정되는 것이며 바뀌지 않는다. 사회에서는 생물학적 차이가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지위나 능력의 차이를 낳는 원인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2)사회적 성(gender)

사회적 의미의 성(gender)은 여성의 남성의 사회문화적 차이가 바탕이 되는 것이다. 사회적 성은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만들어지는 남성과 여성과 관련된 사회적, 문화적, 심리적 특성 등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사회적 성은 여성과 남성에게 기대되는 역할, 태도, 행동 뿐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한 관계를 포함하며 남성에 의해 수행되는 업무, 역할, 기능은 여성이 수행하는 것보다 높이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남성은 전체 사회의 기준으로 여겨지며, 이는 정책과 사회제도에 반영되어 의도하지 않게 남성과 여성간의 불평등을 재생산한다.

3)성역할

사회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남녀의 태도와 행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남성은 강하고 독립적이며 객관적이라 생각하는 반면, 여성은 양보심과 인내심이 많으며 의존적이고 감성적인 면을 드러내도록 길러지며 그러한 특성을 고양시킨다.

거의 모든 사회에서 생계부양자와 생산적 일꾼으로서의 남성, 아내이자 어머니인 피부양자로서의 여성이라는 선입견이 만들어져 왔다. 성역할은 교육이나 관습을 통하여 학습된 것이기 때문에 변화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사회, 문화, 계층, 연령, 역사적 시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성역할의 유형을 구분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1> 성역할의 유형

재생산 생산 지역사회
여성 어머니, 아내, 주부 무급생산자 지역사회 살림
(일차적 역할: 가사담당자) 보조생산자 (비공식적, 무보수)
자원봉사, 반상회 등

남성 아버지, 남편 임금생산자 지역사회 관리
(일차적 역할 :생계부양자) (주로 공식적, 보수)
지역지도자, 방위 등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은 대부분 자신이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한다. 성역할 고정 관념은 여성이 또는 남성이 지속해온 성역할에 기반하여 다져진 의식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기기술자나 사장은 당연히 남성일 것으로, 간호사나 보육교사는 당연히 여성일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여성취업의 증가에 따라 공적 세계에서 여성의 활동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내에서 성역할구분에 대한 편견은 존재하여 여성의 일차적 역할은 보살핌노동을 전담하는 것에 두어 직업생활과 가정내 역할의 이중적 부담을 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남녀의 일을 구분하는 성역할규범이 서로에게 억압적이라는 것에 공감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남자든 여자든 정형화된 삶의 형태를 강요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의 폭과 자신의 특성을 잘 살린 자아실현의 기회를 제한하는 것이다. 성역할에 대한 규범을 고정시키기 보다는 인간이 지닌 특성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4)성별영향과 성인지(gender sensitive)

성별영향이란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차이가 남성과 여성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회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다르게 규정됨에 따라 하나의 요인이 각 성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게 나타난다.

이러한 성별영향을 인식하는 것을 성인지라고 하며 남성과 여성간의 불평등이 형성된 생물학적 성(sex) 차이로부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형성된 성별에 따른 역할의 기대와 그로 인해 만들어진 믿음, 관습, 제도 등으로 형성되는 것이라는 점을 민감하게 인지하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