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여성개발원·봉은사 주최, 혼인준비교실
出家통한 수행도 좋지만 인연 따르는 出嫁도 중요
혼인교실에 참가한 청년불자들.
“스님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다고 불교가 결혼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오히려 부처님은 《불설급고독장자녀득도인연경》에서 딸을 수행자로 출가시키려는 급고독장자에게 인연에 따라 시집을 가도록 권하기까지 했습니다. 결혼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례죠.”
조계종 불교여성개발원과 봉은사가 공동 개최한 제2차 혼인준비교실 ‘준비하는 결혼, 행복한 가정’ 첫 강좌가 지난 1일 봉은사 보우당에서 열렸다. 백경임 교수(동국대 가정교육과)는 이 자리에서 부처님의 가르침과 결혼·임신·육아 등 결혼생활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요즘 결혼을 해도 자식을 낳지 않으려는 부부가 늘고 있는데 부처님은 결혼을 부부사이의 인연, 임신을 자식과 부모사이의 인연의 화합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의도하지 않았던 임신이라도 낙태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셨어요.”
불교는 생명존중을 중시하는 종교인 만큼 의도적인 임신 회피도 문제지만 낙태는 더 큰 죄악이라는 것. 《불설포태경》 등 불교의 태아관이 담긴 경전에서는 임신 직후의 태아를 이미 하나의 주체적인 존재로 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회에 팽배해 있는 남아선호에 대한 불교적 입장도 쌍윳다 니까야(팔리어대장경 중 가장 오래된 경전)를 인용해 명쾌하게 제시했다. 백 교수는 딸을 얻은 왕이 기뻐하지 않음을 보고 부처님께서는 ‘딸이 아들보다 더 나은 자식이 될 수 있다. 자라서 현명하고 덕이 있고, 시어머니를 잘 공경하고 진실한 아내가 된다. 그녀가 낳은 아들이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도 있다’고 가르친 만큼 사회의 그릇된 편견을 깨는데 불자들이 앞장서야한다고 강조했다.
친구와 함께 강좌에 참석했다는 서수경 씨(36, 미혼)는 “불자이면서도 부처님이 이렇게 자세히 결혼에 대한 가르침을 남기셨는지는 몰랐다”면서 “결혼관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제2차 혼인준비교실은 모두 여섯 강좌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백경임 교수가 ‘불교와 결혼생활’, 최보아 씨(한국가정생활개선진흥회 연구원)가 ‘사랑에서 결혼에 이르기까지’, 8일에는 김영란 소장(내일여성센터 부설 성교육센터)이 ‘아름답고 건강한 성문화’, 김연화 씨(숙명여대 강사)가 ‘혼수 및 혼인생활설계’를 주제로 강의했다. 마지막날인 15일에는 이영호 교수(성균관대)가 ‘결혼으로의 여행’, 이윤정 씨(한양여대 예절전문강사)가 ‘혼례예절’에 대해 강의한다.
불교식 혼례절차
혼례식장은 주로 사찰의 법당에 마련한다. 불단 앞에 향로와 향촉을 놓고 그 뒤에 주례 스님(법사)의 자리를 마련한다. 그 뒤에 신부신랑(부처님을 바라볼 때 왼쪽이 신랑), 그 옆에 양가 부모가 자리한다. 내빈들은 신랑신부의 뒤에 위치한다.
불교식 혼례의 가장 큰 특징은 헌화이다. 헌화는 본생담에 나오는 선혜선인과 구리선녀가 일곱송이의 연꽃을 부처님께 바친 것에서 유래했다. 혼인이 단순한 남녀간의 결합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새로운 삶의 시작이란 의미가 담긴 의식이다.
아래의 혼인의식절차는 조계종에서 발간한 《통일법요집》을 따랐다.
·종(鐘)이나 폭죽으로 개식을 알린다.
·주례 스님(법사) 등단
·신랑 신부 입장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
·주례 스님의 고유문 낭독
·상견례
·헌화(신랑 5송이, 신부 2송이).
·혼인서약
·성혼선언
·주례사
·축가
·내빈인사
·사홍서원
·신랑신부 행진
·폐식
발행일 : 2003-11-15
작성일 : 2003-11-13 오전 11:44:15
작성자 : 윤완수 / yws37@manbulshinm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