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년 맞은 불교여성개발원 성과와 과제
갈길 먼 교계 유일의 여성기관
사진설명: 지난 10월17일 열린 불교여성개발원 주최 ‘제2회 정기 세미나’. 불교신문 자료사진
한국불교 신도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 불자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부처님이 설파한 양성평등을 현대사회 속에 뿌리내린다는 취지를 갖고 의욕적으로 출범한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여성개발원이 11월27일로 창립3주년을 맞았다.
불교여성개발원은 교계 유일의 여성기관으로 출범 당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른바 ‘치마불교’ ‘기복불교’로 대표되는 여성 불자들의 신행을 올바르게 자리매김하고 정체성을 확립해 한국불교의 발전의 원동력으로서의 여성 불자의 역할을 모색하는데 여성개발원은 공을 들여왔다. 특히 올해는 2007년 회향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사업계획 실시기간 중 첫해로서 교육, 연구, 조직.홍보에 대한 사업을 ‘모색’하는 시기였다.
그 성과로 여성개발원은 지난 3월 이론적 근거가 되는 〈국내외 불교여성학 논저 목록집〉을 발간했고 지난해 이어 ‘여성 불자의 수행과 삶’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해 출재가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여성 불자의 의식과 욕구를 점검하는 설문조사를 벌여 올 연말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여성개발원은 이외에도 교단내의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비구니스님의 종단참여 확대를 위한 종헌종법 개정 의견서도 지난 6월 종회사무처에 제출했고 호주제 폐지를 위한 활동, 이라크 전쟁과 파병 반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여성 불자의 사회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 9월에는 불교여성지도자를 발굴해 상호정보교류로 여성 불교의 위상과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한 ‘불자여성 108인’을 선정했으며 이 사업은 앞으로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여성불자 위상 강화 어느 정도 성과
아래로부터의 목소리 반영 잘 안돼
불교여성개발원의 올 한해는 수많은 일정 속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어 냈다. 하지만 교계 유일의 여성기관으로서의 관심과 기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립 의도에서 밝힌 여성 불자의 정체성 확립과 신행 혁신, 양성 평등의 실현 등이 아직 일반 여성 불자들에게까지 회향되지 못한 측면이 있고 여성개발원의 존재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는 창립 후 3년 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고질적인 문제. 아래로부터의 욕구와 의식을 취합하고 조직화해 내야 하는 것이 여성개발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여성불자 108인에 선정된 노귀남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명망있는 인사보다 소리 없이 불교발전을 위해 활동해온 많은 여성 불자들을 먼저 발굴해 선정하는 것이 순서상 옳았다고 생각한다”며 “가사노동하는 여성들이 사회에서 활동하는 현상을 해석하고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지 못하면 여성들은 사회에서도 설거지 하는 존재로 밖에 인식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성개발원이 주장해온 ‘기복불교’ 타파에 대한 노선 변경을 조심스럽게 제기하는 의견도 크다. 기복불교를 근간으로 한 한국여성 불자들의 신행활동을 뿌리부터 뒤흔드는 행위는 배척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기복불교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이 나오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의견이다. 또 여성불자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이전에 여성개발원의 정체성부터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분분하다. 연구교육기관인지 여성단체인지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주영 불교여성개발원 연구과장은 “연구교육기관으로 정확히 자리매김하고 지도자를 양성 교육해 자발적인 불교여성단체의 태생을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여성개발원은 2004년을 여성불교 발전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108인 선정으로 조성된 교계 안팎의 관심을 계속 이끌어 내 △불교여성학 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 △불교야성 아카데미 개설 △신행혁신을 위한 가이드와 회보 발간 등으로 불교계의 YWCA를 꿈꾸고 있다.
이인자 여성개발원장은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내년부터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하고 그것이 일반불자들에게까지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종단을 비롯한 불자 스스로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